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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삼성재벌의 무노조신화, 금속노조가 깨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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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변인 작성일18-04-18 10:32 조회22,58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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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삼성재벌의 무노조신화, 금속노조가 깨트렸다

 

 

태양아래 그 어떤 것도 영원할 수 없다. 많은 이들이 삼성공화국에서는 절대로 깨질 리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신화가 파탄 났다. 삼성이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나아가 삼성전자서비스의 모든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직접고용 하겠다고 노동조합과 합의했다. 삼성재벌의 종교적 믿음인 무노조 경영원칙을 금속노조가 깼다.

 

노동조합과 삼성이 맺은 합의는 조합원뿐만이 아니라 삼성전자서비스에서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 모두를 직접고용 정규직화 할 것과 회사가 노조를 인정하고 합법적 노조활동을 보장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노조는 4월 이내에 직접 고용 세부내용에 대한 협의를 마무리할 것을 목표로 하며, 전환대상자는 7천여 명 규모로 파악하고 있다.

 

이 날 합의는 한국사회 노동의 심각한 병폐인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를 사측이 직접고용 한다는 점도 중요하나, 무엇보다 그간 철저하게 무노조경영 정책을 고수했던 삼성재벌이 노동조합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를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사건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합의 발표 이후 온 언론과 시민사회가 주목하는 이유도 이것이다.

 

그러나 환영할 것은 환영하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우선 이번 합의가 절대로 삼성재벌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과거 삼성의 여러 사업장에서 민주노조를 건설하려다 탄압에 좌절한 수많은 동지들, 인간의 존엄과 생명을 파괴하는 공장이 살해한 반올림 노동자들, 지금도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고통 받는 금속노조 삼성지회, 웰스토리지회, 에스원노조 조합원들, 그리고 삼성전자서비스에서 민주노조를 지키려다 돌아가신 최종범 열사와 염호석 열사까지. 우리의 기억과 이번 합의가 맞바꿈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면 그건 삼성재벌의 착각이다. 이번 합의로 시민들의 용서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삼성재벌의 망상이다. 삼성과 재벌일가가 저지른 모든 범죄행위와 이번 합의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동안 삼성재벌의 범죄를 덮어주고, 감춰주고, 지워주는 데 기꺼이 함께했던, 경찰, 검찰, 관료, 언론, 지식인들도 마찬가지다. 삼성의 노조탄압, 부정부패는 이들 공범자들의 조력 없이는 불가능했다. 이번 합의로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의 노동탄압, 범죄행위에 대한 모든 수사와 조사가 영향을 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수사는 수사 그대로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금속노조는 삼성이 노동조합을 인정하게 만들긴 했으나, 이들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보지 않는다.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현장을 탄압하고 다른 계열사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혈안이 될 것이다. 삼성의 전형적인 수법인 복수노조와 조합원 회유는 뻔히 예상이 된다. 노동조합도 기꺼이 삼성재벌의 탄압에 맞서 싸우겠다. 지금보다 더 큰 투쟁의 동력과 연대의 물결을 만들어 삼성의 무노조경영을 지나간 역사로 만들겠다.

 

마지막으로 금속노조는 이번 합의는 무엇보다 투쟁의 성과이고 결과물임을 분명히 한다. 세간의 흐름에 영향을 받기야 했겠으나, 5년째에 들어선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동자들의 투쟁 없이 직접고용이 가능할 수 없었다. 두 분의 열사가 목숨 바쳐 지켜야 할 만큼 살인적인 삼성의 노동탄압 속에서도 지난 5년간 민주노조의 깃발을 포기하기 않은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에게 우리 사회가 경의를 보내야 하는 이유다.

 

시작은 삼성전자서비스지만 앞으로 삼성의 다른 모든 사업장에서도 노동조합의 깃발이 올라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쟁이 필요하다. 삼성재벌의 민주화를 위해서라도, 재벌일가의 전횡을 감시규제하기 위해서라도 민주노조는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사회 노동운동과 시민사회가 다함께 손잡고 모든 삼성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보장을 위해 싸우자. 삼성의 민주노조를 지키기 위해 연대하자. 

 

 

2018년 4월 18일

전국금속노동조합